재미없는 홈트레이닝을 해야하는 이유는? - 위닝 멘탈리티
안녕하세요.
건강한 라이프와 홈트레이닝 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화두를 던지는 남자, 아젠다홈트의 승례비입니다.
오늘은 피지컬적으로 직접적인 꿀팁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사소한 운동 꿀팁이나 운동법보다 훨씬 중요할 수도 있는 운동 멘털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이번 피드를 기획하게 된 것은 저도 사실 평소에 종종 느끼는 감정이지만
초록창 지식iN 활동을 블로그와 병행하다 보니
"헬스는 재미없는 운동이다."라는 내용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운동 관련 지식iN 질문을 보다 보면
"다이어트 때문에 운동은 해야 되는데 헬스는 해보니 저랑 안 맞아서 다른 운동 추천 부탁합니다."
"헬스는 재미없더라고요. 수영이 나을까요? 필라테스가 나을까요?" 등의 내용이 굉장히 많습니다.
누군가와 같이 어울려 땀 흘리는 것도 아니고, 골을 넣거나 점수를 내는 스포츠도 아닌 재미없는 운동,
헬스(웨이트 트레이닝).
하물며 홈트레이닝을 수행하는 아젠다홈트 방문자님들께서는 얼마나 재미가 없을까요.
헬스장에는 사람이라도 있고, 음악도 틀어져 있고, 같은 부위 운동을 하더라도 여러 가지 기구들도 많은데
홈트레이닝 훈련자들은 보통 적막한 골방에서 제한된 종류의 운동을 수행합니다.
재미없는 운동 헬스(웨이트 트레이닝) 중에서도 더 재미없는 홈트레이닝을 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저도 종종 운동에 앞서 지루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특히 지난번 추석 연휴에는 처갓집에 너무 일찍 가서 시간이 조금 뜨는 바람에
아내와 아이는 처갓집에 두고 저는 1시간 반 정도 처갓집 근처 헬스장에 1일권으로 들어가 운동을 했었는데요.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욕하는 그 헬스가, 홈트 수련자인 저에게는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하다못해 가슴운동 하나만 보더라도 머신 벤치프레스에 머신 인클라인에, 프리웨이트도 많고, 펙덱 플라이 머신 등
수없이 다양한 기구들이 즐비하고, 등 운동도 시티드 로우 머신 하나만 봐도 여러 가지 그립이 준비되어 있는 등
마치 놀이동산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다음 날 집에서 다시 홈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될 때,
풀업(턱걸이)만 와이드와 내로우 그립으로 20세트를 연달아 수행하게 될 때의 그 지루함은
굳이 제가 설명하지 않아도 상상이 되실 것입니다.
1세트의 반복 횟수를 채워주고, 휴대폰의 타이머를 누르고, 1분 뒤 다시 타이머를 멈추고,
다시 1세트를 수행하는, 고요한 방 안에서 수십 세트가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도르마무 같은 수련은
재미있을 포인트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시작이 괴로울 뿐이지 막상 운동을 시작하고 나면 아드레날린 효과 때문인지 즐겁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께 딱 1년만, 그 1년 단 한 번만 꾹 참고 인내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이 재미없는 이유, 특히 홈트레이닝이 재미없는 이유는
1골이 터지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 1골을 넣는 쾌감을 운동하는 당일에 느낄 수 없고,
1:0이라는 눈에 보이는 스코어를 당일에 확인할 수 없고,
그 게임을 뛰는 동안 누군가의 환호도 없이, 그 어떤 이겨야 할 상대나 경쟁자도 없이
묵묵히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과거의 나에게 1골을 터뜨려 승리를 거머쥐어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딱 한 번은 승리를 맛보시길 적극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운동이든 마찬가지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위닝 멘탈리티'가 중요합니다.
이기는 마음가짐. 이겨 본 경험에서 나오는 짜릿함을 겪어본 사람만이 계속 승리할 수 있습니다.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거나, 반복되는 패배 속에 승리의 기쁨을 잊은 사람은 점점 더 이기기 힘들어집니다.
간혹 프로야구 등의 스포츠를 보면 항상 지는 팀이, 하위권 팀이 매년 연패와 하위권의 늪에 허덕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위권 베네핏으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매년 가장 빛나는 루키를 수혈하고도 성적은 제자리걸음일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상위권에서 머물던 팀은 FA를 통해 팀의 주축 선수들이 타 팀으로 매년 유출되더라도 대부분 성적을 유지합니다.
위닝 멘탈리티. 이기는 마음가짐과 패배의 힘이란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운동도, 다이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재미없는 반복운동으로 한 번이라도 승리를 경험해본 사람은 몸이 망가지더라도 다시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다른 스포츠와 같이 이겨야 할 상대 플레이어가 있지도,
극적으로 승부의 추를 기울이는 1:0의 스코어가 터지지도 않지만
1년 전의 나, 한 달 전의 나, 일주일 전의 나, 어제의 나와 묵묵히 싸워가면서
하루에 0.001골씩, 0.01골씩 가랑비에 옷 젖듯 야금야금 스코어를 쌓아가다가
어느 순간 거울 앞 내 모습에서 비로소 귀중한 한 골을 달성하여 1:0이 되었음을 확인할 때의
쾌감을 느껴본 사람은
그 지루하고 재미없는 반복의 연속 가운데서도
언젠가는 한 골이 터질 줄을 이미 알고 있기에 오늘도 보호대를 감고, 바벨을 다시 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한 달 동안 열심히 운동했는데도 거울을 보면 변한 게 하나도 없으시다면, 한 달 더 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두 달 동안 열심히 운동했는데도 변한 게 없으시다면, 한 달만 더 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의미 없이 횟수만 채우는 건 아닌지 의구심만 드는 훈련이 하루, 이틀, 한 달, 반년, 일 년이 쌓이고 쌓여서
1년 뒤엔, 그리고 2년 뒤엔, 더 나아가 몇 년 뒤에는 거울 앞에서 전혀 다른 누군가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다른 스포츠에는 승자와 패자가 나뉘지만,
홈트레이닝에는 패자가 없습니다. 승자만 있을 뿐입니다.
오늘도 부상 없이 즐거운 운동 하시고 득근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